여행/자전거 여행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프롤로그

menzuru 2010. 10. 15. 15:40
반응형

- 프롤로그


의미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 되었다.
우울증이 심해졌고 마음은 완전히 공황상태였다.
나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갈 즈음
나는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아무 생각없이 달리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고
계속 채찍질해왔던 나에게 처음으로 당근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난 군 전역 후 계획하다가 포기했던 자전거 여행을 다시 계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자금 사정 때문에 포기했었고, 여전히 자금 사정은 나아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숙박비를 포기하고 캠핑을 생각해야했고,
상실된 자존감과 자신감을 찾기 위해 내 근성을 시험할 만한 난이도가 필요했다.





어디라도 좋았다

달릴수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물론 예산 내에서 가능한 곳)를 대상으로 혼자 생각하기 좋은 곳, 적절한 시련이 있을 곳, 캠핑이 용이한 곳, 적당히 오래 걸릴 곳을 찾던 중 서점에서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소개된 곳은 일본 시코쿠라는 섬에 있는 88개소의 절을 도는 순례코스였는데 순례자들은 캠핑이나 노숙을 하며 88개소를 돈다. 기본은 도보코스 였지만 조사해 본 결과.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자가용, 관광버스 등 사정에 따라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순례하는 것 같았다.
88개소라는 명확한 목표도 좋았고,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에 아주 적합한 코스인듯 했다.


<대략 이런 위치의 이런곳이다>
↑ 이미지 출처 : Wikimedia Commons (Author : Lencer)
[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Alike 3.0]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 '중간에 포기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찾아들기도 했고 유럽 쪽 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환율이 솟구치는 등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충분히 오기가 발동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는것 말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자전거 여행시 자연스레 따라붙는 문제인 자전거의 '운송'도 문제였기 때문에 배로 가는편과 비행기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처음엔 절약을 위해 배로 가기로 계획했다가 계산해보니 서울에서는 별차이가 없어 급하게 비행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나니 날짜가 다가오는게 빠르게 느껴졌다.준비는 끝나지 않을것처럼 많아 보였지만 하나하나 준비되어 갔고 지친 삶속에서 멈추었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길 위의 선생님들을 만나러 가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