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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8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11th day : 선물 받은 휴식

- 11th day : 선물 받은 휴식 아..결국 잔것같지도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첫느낌부터 썩 맘에 들지 않더니 아주 매너없는 빡빡이들이었다. 새벽에도 지들끼리 시끄럽게 떠들고, 크게 틀어 놓았던 TV인지 라디오인지도 끌 줄을 몰랐다. 에이 나쁜놈들. 지도를 확인해보니 오늘은 44번절이나 45번절까지 가면 되겠다. 그럼 가봅시다. 내부에서의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내가 잔 곳이 새들의 화장실이었나보다.. 희안하게도 텐트에는 떨어지지(싸지) 않았다. 따스한 아침햇살을 맞으며 미치노에키를 나섰다. 달리면서 심심할까봐 준비해 온 포터블 스피커와 MP3는 신선한 경치를 보며 달리는 재미에 심심할 틈이 없어서 가지고 온 것도 잊고 있었다. 하지만 11일째가 되자 슬슬 익숙해져서 인지, 심신이 지친 탓..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10th day : Bye고치 Hi에히메

- 10th day : Bye고치 Hi에히메 밤에 추워서 잠시 뒤척이긴 했지만(가져왔던 바람막이를 잃어버린 때문이다. 간 때문은 아니고..) 자리가 안정감있었고 비도 안와서 전체적으로 괜찮은 잠자리였다. 잠자리 평가 후, 이어지는 출발 준비는 늘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새벽 5시쯤 알람이 울리면 눈을 뜨고 밝아진 텐트 안을 느낀다. 요깃거리가 있다면 간단하게 속을 달래며 지도를 보고 오늘 달릴 거리를 예상해본다. 그리고 어제 달렸던 속도계의 수치를 사진으로 남겨놓고 리셋. 지도, 수첩, 빨래 등 밖으로 나와있는 물건들을 챙기고 침낭을 갠다. 돗자리 위의 짐을 텐트 앞쪽으로 몰아놓고 돗자리까지 개면 텐트 안에서의 준비는 끝이다. 밖으로 나와서 밤새 불침번을 서준 자전거를 가볍게 쓰다듬어 이슬을 닦아주고 텐..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下

-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下 해안도로는 길은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신호도 없어서 딱히 멈출 이유도 없이 계속해서 달려야 했다. 중간중간 멋진 풍경에서 셀카도 남겼는데 굳은 표정뿐인 내얼굴을 보고 다시 기운차리고 밝게 웃기로 했다. 이 무슨 기괴한 현상인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없다(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탓이겠지...). 그리고 오르막을 거쳐 신나게 내리막 길을 내려와서 보니 나와 함께 스피드를 즐기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다. 터널의 통행로가 한쪽으로만 있는 경우가 많고 사진의 터널만큼 밝지 않은 터널도 많다. 귀찮아도 보도가 있는 쪽으로 건너오는게 좋고 가끔 보도가 좁은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는 차라리 보도에서 내려와서 달리는 편이 안전하다. (앞뒷 불은 필수!) '오늘이 고치현에서 마지막 ..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上

-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上 텐트 밖으로 나오자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비님이 오시는구나..' 어제 비가 멎고 나서 다시 비가 올거라고 생각은 못했었는데.. 시코쿠에 장마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이런!! 닗풇괋귇궵뤃춭!! 나의 깜빡증 덕분에 어젯밤도 신발은 밖에서 잠을 잤다!! 비오는 이른 아침의 냉기는 나의 사기를 차분히 가라앉혔다. 밖으로 나와 텐트를 정리하고 평상 위에 앉아서 남겨두었던 차가운 도시락에 후리카케를 뿌려서 먹었다. 공을 들여 우천대비를 한 후 출발. 달리다보니 속도계 켜는 걸 잊었다..-_- 하늘의 찌푸린 얼굴은 계속 되었지만 비가 그치길 마음 속으로 바라며 달리자 비는 그쳤다. 돈이 별로 없던 나는 100엔도 함부로 쓸수 없어 코인란도리(동전세탁소)에..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8th day : 산 속에 '게'가 있다?!

- 8th day : 산 속에 '게'가 있다?! 눈을 뜨자 습한 기운이 가득했다.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가운데 혹시나 하고 만져본 빨래는 역시나 마르지 않았다. 젖은 빨래는 가져갔던 비닐봉지에 다 쑤셔넣고 짐을 챙겨 방을 나섰다. 밖을 보자 비가 온다. '아 오늘이 시코쿠에서 비맞고 달리는 첫날이 되겠구나..' 출발 전 집에서 자전거 짐을 꾸릴때 우천에 대한 준비를 미리 생각해 두었지만 우왕좌왕 하면서 생각보다 준비시간은 더 걸렸다. 비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핸들에 달고 다니는 침낭만 방수커버로 감싸고 평소 복장에 우의를 걸치기로 결정. 한시간 가량의 준비를 마친 뒤 쯔야도를 나섰다. 이른 아침에 사박사박 보슬비 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달리는 것도 운치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슬슬 ..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7th day : 절에서의 하룻밤

- 7th day : 절에서의 하룻밤 바로 앞에 국도가 흐르고 있어 차 다니는 소리가 있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안심하고 푹 잤다. 30분만에 떠날 준비를 마치고 화장실도 들를겸 파출소 안으로 들어갔다. 떠나기전 뭔가 감사의 표시라도 해야될 것 같아서 어제 사놓고 안먹었던 맥주와 우마이봉을 남겼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분위기가 좀 다르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쓰레기를 버리고 삼각김밥을 하나 구매하였다. {105엔 지출} 편의점 주차장에서 짐을 재정비를 하는데 왠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자전거 여행중 흔히 주고받을 수 있는 평범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고 아저씨가 먼저 출발 하셨다. 나도 바로 자전거로 출발해서 조금 달리자 아까 그 아저씨가 내앞에서 비상등을 켜고 멈췄다. 아저씨가 차에서 내려서 지갑을 꺼내..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시코쿠 순례 지도

- 시코쿠 순례 지도 유입검색어를 확인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시코쿠 순례지도를 찾으시는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준비'편에서 빼먹었네요.) 여행기가 마무리되고 올리면 늦을 것 같아 중간에 불쑥 올려봅니다. 거두절미 하고 제가 가져갔던 지도를 공개합니다. 快速へんろ(쾌속헨로) 지도페이지 - http://kaisokuhenro.com/map/index.html (저작권에 대해서 [지도 이미지는 개인 용도, 비상업적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무단 전재 혹은 지도상의 정보를 수정 가공하여 재배포하는 것은 삼가해주십시오. 또한, 지도 이미지에 대한 직접 링크 및 다른 홈페이지에서 직접 다운로드 가능한 상태로 링크하는 것도 금합니다. 다른 사이트에 순례지도를 제공하는 경우 쾌속헨로 홈페이지를 링크해주십시오...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6th day : 가장 안전한 캠핑

- 6th day : 가장 안전한 캠핑 무로토의 토로무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이어질것 같던 매서운 바닷바람의 텃새도 새벽이 되자 파티가 끝난 연회장처럼 고요해졌다. 하지만 그 고요함에 오히려 잠이 깨버렸다. 뱃사람들은 맨땅을 걸어다니면 멀미를 한다더니.. 비슷한걸까? 공복 업힐은 인격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언덕일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아침부터 공복에 딱 짜증나는 길이었다. 그 놈의 애물단지 밥은 반찬이 없어서 코펠채로 자전거에 매달고 다니는 중. 바위의 움푹 들어간 곳을 두드리면 그 소리가 종소리 처럼 들린다. 돌을 두드리는 소리가 저승까지 닿는다고 한다. 지나가다가 들른 순례자 휴게소에서 구입해두었던 감자를 언제든 삶을 수 있게 씻어두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下

-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下 서울촌놈인 나는(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바다를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가 마냥 멋지고 즐거웠지만 내 눈과 손을 통해서 지루한 사진으로 남겨진 것 같아 아쉽다. 며칠간의 유랑생활로 도시생활에 대한 향수(鄕愁)를 느껴 계획한 된장남 놀이. 그 계획을 실행할 장소를 마침내 발견하고 들뜬 마음으로 자전거에서 내렸다. 버너를 꺼내 벤치 다리 사이에 설치하여 바람을 차단하고 코펠에 물을 끓였다. 드립포트 대신 코펠로 드립하고 커피잔 대신 밥그릇에 마셨지만 도시 속에 넘쳐나는 카페에서 흔히 마실 수 있는 커피보다 훨씬 큰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앤티크 벤치(?)에서 한껏 부리던 커피한잔의 여유도 짐과 함께 자전거에 매달고 다시 출발했다. 발견할 때마다 반가운 무인..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上

-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上 거지놀이 다섯번째 날이다. 잠자리는 가게가 텐트를 감싸주어 아늑했고, 발밑으로 이따금씩 비추는 자동차의 불빛도 운치있었다. 배는 고팠지만.. 배는 잔뜩 움츠린 채 밤새 큰소리로 시위중이었다. 내부에서의 준비를 먼저 마치고 나서 나의 서느런 이글루 밖으로 나가 해를 마중했다. 취사를 하거나 한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게앞에서 나만 치우면 됬다. 준비를 마치고 새벽의 한기에 몸이 풀리지 않아 자판기에서 밀크티를 뽑아 마셨다. '아....' 새벽산의 냉기속에서 마시는 미지근한 밀크티는 마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마시는 미지근한 물처럼 탄식을 토하게 했다. 분명히 HOT이었는데!! {120엔 지출} 아침놀을 맞으며 인적드문 이른아침의 길을 달리는 것은 꿈속 같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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