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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6th day : 가장 안전한 캠핑

- 6th day : 가장 안전한 캠핑 무로토의 토로무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이어질것 같던 매서운 바닷바람의 텃새도 새벽이 되자 파티가 끝난 연회장처럼 고요해졌다. 하지만 그 고요함에 오히려 잠이 깨버렸다. 뱃사람들은 맨땅을 걸어다니면 멀미를 한다더니.. 비슷한걸까? 공복 업힐은 인격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언덕일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아침부터 공복에 딱 짜증나는 길이었다. 그 놈의 애물단지 밥은 반찬이 없어서 코펠채로 자전거에 매달고 다니는 중. 바위의 움푹 들어간 곳을 두드리면 그 소리가 종소리 처럼 들린다. 돌을 두드리는 소리가 저승까지 닿는다고 한다. 지나가다가 들른 순례자 휴게소에서 구입해두었던 감자를 언제든 삶을 수 있게 씻어두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下

-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下 서울촌놈인 나는(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바다를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가 마냥 멋지고 즐거웠지만 내 눈과 손을 통해서 지루한 사진으로 남겨진 것 같아 아쉽다. 며칠간의 유랑생활로 도시생활에 대한 향수(鄕愁)를 느껴 계획한 된장남 놀이. 그 계획을 실행할 장소를 마침내 발견하고 들뜬 마음으로 자전거에서 내렸다. 버너를 꺼내 벤치 다리 사이에 설치하여 바람을 차단하고 코펠에 물을 끓였다. 드립포트 대신 코펠로 드립하고 커피잔 대신 밥그릇에 마셨지만 도시 속에 넘쳐나는 카페에서 흔히 마실 수 있는 커피보다 훨씬 큰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앤티크 벤치(?)에서 한껏 부리던 커피한잔의 여유도 짐과 함께 자전거에 매달고 다시 출발했다. 발견할 때마다 반가운 무인..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上

- 5th day : 태평양을 만난 된장남 上 거지놀이 다섯번째 날이다. 잠자리는 가게가 텐트를 감싸주어 아늑했고, 발밑으로 이따금씩 비추는 자동차의 불빛도 운치있었다. 배는 고팠지만.. 배는 잔뜩 움츠린 채 밤새 큰소리로 시위중이었다. 내부에서의 준비를 먼저 마치고 나서 나의 서느런 이글루 밖으로 나가 해를 마중했다. 취사를 하거나 한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게앞에서 나만 치우면 됬다. 준비를 마치고 새벽의 한기에 몸이 풀리지 않아 자판기에서 밀크티를 뽑아 마셨다. '아....' 새벽산의 냉기속에서 마시는 미지근한 밀크티는 마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마시는 미지근한 물처럼 탄식을 토하게 했다. 분명히 HOT이었는데!! {120엔 지출} 아침놀을 맞으며 인적드문 이른아침의 길을 달리는 것은 꿈속 같이 행복..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4th day :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가족 下

- 4th day :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가족 下 올라탔다가 끌었다가, 거의 기다시피 해서 20번 카쿠린지에 도착했다. 20번절 카쿠린지는 입구의 산문부터 시작해서 본당까지 전체적으로 낡은 목조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들이 대부분 그랬듯 엄청나게 큰 나무들. 본연의 멋이 묻어 나오는 절이었다. 역사를 빨아들인 듯한 고풍적인 모습에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기억도 낡아버릴 즈음, 아까의 그 괴물(?)할아버지를 만났다. "아 무지하게 힘드네요" 내 엄살에 할아버지는 21번 타이류지(太龍寺)는 로프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로프? 로프에 자전거도 실을 수 있다고? 할아버지는 전의 순례에서는 로프 이용하여 올라갔는데 이번엔 수행의 의미로 그냥 천천히 올라..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4th day :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가족 上

- 4th day :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가족 上  잠자리는 편했지만 모기 때문에 잠을 잘 못잤다. 자는 와중에 한마리 잡았지만. 나는 큰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조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납경을 받지 않는 나는 시간 에 관계없이 순례를 해도 상관 없었기 때문에 이시카와 아저씨보다 일찍 나갈 예정이었다. 채비가 마무리 될 즈음 옆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내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아저씨가 깨신 것 같았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이시카와 아저씨(볼 수록 김C와 닮았다)가 1회용 드립커피를 내려 놓았다. 커피를 먼저 마시고, 어제 사 놓은 도시락을 먹었다. 그리고 화장실도 갈겸 자전거에 짐을 묶어 놓고 올려고 했는데 내가 가는건 줄 알고 아저씨께서 나오셨다. 내가 걱정이 되는지 ..

2010 서울 카페쇼 (Cafe Show 2010)

 지난 달 25일~28일 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던 카페쇼. (사정이 좀 있었던 관계로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던 관계로 시식도, 사진도 별로 못 건진듯. 진행 중이었던 2010 코리아 바리스타 챔피언쉽. 다른 쪽에서는 201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 국가대표 선발전도 하고 있었다. 커피나 차에 관심이 많지만 그다지 재밌는 광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동. 커피 용품으로 유명한 하리오(HARIO)의 부스 모습. 커피를 드립하거나 에스프레소로 추출하여 나눠 주는건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사람이 워낙 많았기에 쉽게 맛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한 너댓잔은 마신 듯. E.T 같이 생긴 귀여운 소형 에스프레소 머신. 예쁜 에스프레소 잔들. 고풍스러운 잔들 뒤로 미남 바리스타가 커피를 뽑고 있다. 시..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3rd day : 김C 아저씨와 사카에 택시 下

- 3rd day : 김C 아저씨와 사카에 택시 下 쇼산지(焼山寺) 안을 구경 하고 13번절 다이니치지(大日寺)를 지도에서 찾아보니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하길래 살짝 짜증이 났다.(순례코스가 일반적인 자전거 여행과 다른점이다. 산을 지나가는것 뿐만 아니라 절을 만나러 산으로 들어가야 하며, 순례 코스에 따라 왔던길을 되돌아가는경우도 많다) 날도 덥고 좀 쉬어갈겸 밥이나 먹고 가려고 사두었던 오니기리랑 소고기 고로케를 먹었다. 그리고는 쾌속 다운힐. 마치 받는데는 2시간 걸린 파일이 1초만에 지워지는 듯, 두시간 가량 올라왔던 산을 내려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무하게도 말이다. 내려와보니 최고 속도 50km/h가 찍혀 있었다. 해가 드는 위에선 더웠는데 내려올 땐 추워서 몸이 떨릴지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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