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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10th day : Bye고치 Hi에히메

- 10th day : Bye고치 Hi에히메 밤에 추워서 잠시 뒤척이긴 했지만(가져왔던 바람막이를 잃어버린 때문이다. 간 때문은 아니고..) 자리가 안정감있었고 비도 안와서 전체적으로 괜찮은 잠자리였다. 잠자리 평가 후, 이어지는 출발 준비는 늘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새벽 5시쯤 알람이 울리면 눈을 뜨고 밝아진 텐트 안을 느낀다. 요깃거리가 있다면 간단하게 속을 달래며 지도를 보고 오늘 달릴 거리를 예상해본다. 그리고 어제 달렸던 속도계의 수치를 사진으로 남겨놓고 리셋. 지도, 수첩, 빨래 등 밖으로 나와있는 물건들을 챙기고 침낭을 갠다. 돗자리 위의 짐을 텐트 앞쪽으로 몰아놓고 돗자리까지 개면 텐트 안에서의 준비는 끝이다. 밖으로 나와서 밤새 불침번을 서준 자전거를 가볍게 쓰다듬어 이슬을 닦아주고 텐..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下

-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下 해안도로는 길은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신호도 없어서 딱히 멈출 이유도 없이 계속해서 달려야 했다. 중간중간 멋진 풍경에서 셀카도 남겼는데 굳은 표정뿐인 내얼굴을 보고 다시 기운차리고 밝게 웃기로 했다. 이 무슨 기괴한 현상인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없다(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탓이겠지...). 그리고 오르막을 거쳐 신나게 내리막 길을 내려와서 보니 나와 함께 스피드를 즐기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다. 터널의 통행로가 한쪽으로만 있는 경우가 많고 사진의 터널만큼 밝지 않은 터널도 많다. 귀찮아도 보도가 있는 쪽으로 건너오는게 좋고 가끔 보도가 좁은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는 차라리 보도에서 내려와서 달리는 편이 안전하다. (앞뒷 불은 필수!) '오늘이 고치현에서 마지막 ..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上

- 9th day : 반딧불이의 추억 上 텐트 밖으로 나오자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비님이 오시는구나..' 어제 비가 멎고 나서 다시 비가 올거라고 생각은 못했었는데.. 시코쿠에 장마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이런!! 닗풇괋귇궵뤃춭!! 나의 깜빡증 덕분에 어젯밤도 신발은 밖에서 잠을 잤다!! 비오는 이른 아침의 냉기는 나의 사기를 차분히 가라앉혔다. 밖으로 나와 텐트를 정리하고 평상 위에 앉아서 남겨두었던 차가운 도시락에 후리카케를 뿌려서 먹었다. 공을 들여 우천대비를 한 후 출발. 달리다보니 속도계 켜는 걸 잊었다..-_- 하늘의 찌푸린 얼굴은 계속 되었지만 비가 그치길 마음 속으로 바라며 달리자 비는 그쳤다. 돈이 별로 없던 나는 100엔도 함부로 쓸수 없어 코인란도리(동전세탁소)에..

[일본 시코쿠 88개소 자전거 순례] 8th day : 산 속에 '게'가 있다?!

- 8th day : 산 속에 '게'가 있다?! 눈을 뜨자 습한 기운이 가득했다.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가운데 혹시나 하고 만져본 빨래는 역시나 마르지 않았다. 젖은 빨래는 가져갔던 비닐봉지에 다 쑤셔넣고 짐을 챙겨 방을 나섰다. 밖을 보자 비가 온다. '아 오늘이 시코쿠에서 비맞고 달리는 첫날이 되겠구나..' 출발 전 집에서 자전거 짐을 꾸릴때 우천에 대한 준비를 미리 생각해 두었지만 우왕좌왕 하면서 생각보다 준비시간은 더 걸렸다. 비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핸들에 달고 다니는 침낭만 방수커버로 감싸고 평소 복장에 우의를 걸치기로 결정. 한시간 가량의 준비를 마친 뒤 쯔야도를 나섰다. 이른 아침에 사박사박 보슬비 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달리는 것도 운치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슬슬 ..

기다림

서투른 외로움이 가만히 쌓이는 것이 그대로 인한게 아니라 아니라 자꾸만 되뇌어 얘기해 봅니다. 그러는 사이에 내 마음엔 이미 그대가 이만큼 키만큼 갇혀버릴 만큼 쌓여 버렸습니다. 이미 그댄 아니라고 기다리지 말라하고 그래도 나는 그대가 아니면 안될거라 합니다. 저만치 멀리 그대와 멀어져도 언젠가 내가 온 만큼 훌쩍 그대 단숨에 올거라 믿어야만 합니다. 어쩌면 그대는 그리운 마음을 외로움이라 할 지도.. 기다려봐도 그대는 안옵니다. 아마도 아직 내가 기다림의 시간 다 채우지 못한 때문인가 합니다. - 이승환의 '기다림' S3PRO + 18-50mm f3.5~5.6

사진 / 에세이 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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